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80422/ 오치용 목사/ 봄이 온다

Author
admin
Date
2018-04-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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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

오치용 목사

시간 상으로는 분명히 봄이어야 하는데 폭설이 내리고 추운 날이 계속됐습니다. 이제야 조금씩 봄 기운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할 수 있는 한 평소 즐겨 걷던 산책 길을 자주 걸으려고 합니다. 봄을 향해 기지개를 펴고 깨어나는 자연의 변화들, 특별히 꽃들이 피어나는 과정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꽃들은 계절의 변화를 눈치채고 최상의 조건이 갖춰졌을 때 자신을 피워낸다고 합니다. 비록 늦었지만 어김없이 봄은 우리 곁에 오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아침에 눈발이 매섭게 흩날렸습니다.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낮에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울컥하는 감정이 몇 번씩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날은 세월호 4주기였습니다.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상처처럼 남아 있구나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무뎌졌고 잊고 지낸 시간이 많았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유가족들의 아픔은 끝나지 않았고, 떠나간 이들이 돌아오지 않는 현실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1년 전에 비해서 특별히 한 것 없이 예배를 드린 게 아닌가 하는 자책에 괴로웠습니다. 누군가 나서서 제대로 준비해서 예배를 드리자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날 아침에 비처럼 내린 눈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물 같이 느껴졌고 차가운 바람은 그분들이 여전히 맞아야 하는 현실 같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유가족들에게도 봄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립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역사는 급박하게 돌아가더니 차갑게 얼어있던 남북관계마저도 한 순간에 녹게 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종전협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남한과 북한 사이에 오래 전에 있었던 전쟁은 끝났던 게 아니라 60년이 넘도록 휴전 상태로 있었던 겁니다. 이 오래된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이제야 선언하겠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하는 일이 이렇습니다. 종전협상이 이뤄지면 남과 북은 이제 긴장된 대립의 관계에서 평화적인 관계로 옮겨갈 수 있게 됩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우리 민족을 들어서 세계 평화를 위한 마중물로 쓰시려는 하나님의 커다란 계획인가 싶어 설레기도 합니다. 진정 우리 조국에도 봄이 오려나 싶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가수들이 평양에 가서 공연을 했습니다. 그때 주제가 "봄이 온다" 였습니다. 분단된 나라에 피어나는 평화의 희망을 계절에 빗대 표현한 것입니다. 봄꽃들은 겨울을 견뎌내야 봄이 돼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에 얼어 죽을까 염려해서 방에 들여놓은 꽃화분들은 오히려 봄이 와도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합니다. 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마음에도, 오랜 겨울을 지난 우리 조국에도 봄은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근거 없는 희망이 아닙니다. 인간이 세상을 아무리 어지럽혀도 기어이 바로 잡아 놓으시는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모든 겨울은 봄이 오고 있다는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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