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80610/ 오치용 목사/ 은총 속에 걷는 목회의 여정

Author
admin
Date
2018-06-1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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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 속에 걷는 ֹ목회의 여정

오치용 목사

지난 주일에는 2부 예배를 마치고 친교도 하지 못한 채 시카고로 올라갔습니다. Northern Illinois Conference에서 아내의 안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아내는 한국에서부터 신학 공부를 오래 했지만 미국에 와서야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안수 과정을 밟아왔습니다. 우리 교단의 안수 과정은 여러 번의 인터뷰와 두 번의 안수를 거치게 하는데 그 마지막 안수를 받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목사님들과 함께 안수 보좌를 맡아서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안수를 했습니다. 그 지난한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저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수식은 언제 봐도 감동인데 함께 참여해서 그런지 그날 따라 제 안에서 감정의 일렁임이 더했습니다. 10여 년 전 안수 받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안수를 받는 순간 저는 이제 꼼짝없이 내 삶은 하나님께 드려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내 맘대로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 마음대로 하시는 거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목사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서 자신을 드린 사람입니다. 한편으로는 안수 받으면 제가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제가 뭔가 특별한 능력을 받거나 한 번에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제 모습으로 목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은총에 의해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거였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목사가 되지만 여전히 그분의 은총에 기대어 자기 모습으로 목회를 하는 것입니다.

지난 주에는 우리 연회(Illinois Great Rivers Conference)에 참석했습니다. 북쪽 연회에는 한인 목사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비해 우리 연회에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 황인숙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예전에 우리 교회가 속한 지방의 감리사님을 하시면서 우리 교회를 많이 도우셨던 분입니다. 이분이 이번 연회에서 은퇴를 하셨습니다. 첫 날 저녁에 한인 목사님들이 모여 축하하면서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은퇴 후의 계획을 물었더니 1년 동안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 놀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은퇴 금방이라고 은퇴 후의 생활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30년 목회 여정을 마치신 여유롭고 홀가분한 모습이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은퇴가 금방이라고 하셨지만 아직도 20년은 족히 남은 시간이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전도사 시절을 포함해서 목회해 온 세월이 17년입니다.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 안수를 받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목사로 산다는 건 훨씬 더 깊고 무거운 일이라는 걸 요즘 느낍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으로서 그분께 붙들려 자기 삶을 드린다는 것,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내 모습을 끌어안고 그분의 은총에 기대어 조금씩 바뀌어 가며 목회한다는 것,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은 신비가 이 안에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더욱 주님의 은총을 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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