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90922/ 오치용 목사/ 누가 하늘의 종을 칠 수 있을까

Author
admin
Date
2019-09-2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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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늘의 종을 칠 수 있을까

오치용 목사

5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종을 쳤던 우리 시대의 마지막 종지기가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왔던 스물세 살 청년이 일흔셋 노인이 될 때까지 종지기로 살았습니다. 그는 매일 낮 12시, 저녁 7시가 되면 어김없이 120개 계단, 5층 높이의 종탑에 올라 종을 쳤습니다. 무거운 종을 치기 위해 밧줄에 매달리다시피 해서 친 종소리는 온 마을로 퍼져 나갔습니다. 종소리는 50년 동안 한결같이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동네의 풍경은 그 사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오래된 성당 주변으로 허름하고 야트막한 집들 대신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섰습니다. 50년 동안 그는 저녁 약속을 잡은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종 치는 일에 자기 삶을 바쳤던 것입니다. 그가 은퇴하고 나면 더 이상 종을 칠 사람은 없습니다. 이제 자동화된 기계가 사람의 손길을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어렸을 적 처음 다녔던 시골 교회에도 종탑이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의 눈에는 커다란 종탑이었습니다. 이미 많이 낡아서 사용하지 않고 있던 그 종을 호기심에 몇 번 쳐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종소리들은 여기 교회가 있다고 알려주는 역할을 했을 겁니다. 바쁘게 살던 사람들에게 잠시 멈추어 서게 하던 역할도 했겠지요. 종소리는 그렇게 교회와 마을 사이, 그분과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교회는 재미있는 일들이 항상 일어나는 곳이었습니다. 성탄절이 되면 연극도 하고 선물도 나누면서 북적대는 분위기에 마음은 들떴습니다. 교회는 마을의 중심이었고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었습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교회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교회도 있지만 비판받는 교회도 많아졌습니다. 세상과는 다른 모습을 기대했지만 다를 것 없는 교회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실망했습니다. 독선적이고 강압적으로 비치는 교회 사람들의 모습도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키웠습니다. 그러는 사이 교회는 그분과 세상 사이를 이어주던 역할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처음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마치 더 이상 종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시작된 지 스물네 해 째가 됩니다. 우리 교회는 이런 교회들의 흐름과는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이 꾸준히 교회를 찾아옵니다. 이번 학기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보이고 어느새 교회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교회는 매 학기 다른 교회가 됩니다. 이번에 제자훈련을 하는 친구들도 비슷합니다. 이제 막 신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배워보려고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친구들과 한 학기 동안 이야기 나눌 생각을 하면 괜히 혼자 감성충이 됩니다. 교회는 마을에 울려 퍼졌던 종소리처럼 그분과 사람들 사이를 연결해 주는 곳입니다. 신앙의 역할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는 다른 대안을 상상하게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정신없이 한 방향으로 갈 때 그게 아니라고 잠시 멈추어 서서 생각하게 하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물어야 할 것입니다. 종소리들이 사라진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종을 치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누가 그 하늘의 종을 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종탑은 높아 보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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