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91020/ 오치용 목사/ 누구도 상처를 줄 권리는 없다

Author
admin
Date
2019-10-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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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상처를 줄 권리는 없다

오치용 목사

지난주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소식을 전해 들은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을 함께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녀의 나이가 이제 25살이었다는 사실이 더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아직 한창 미래를 계획하며 삶을 누려야 할 나이에 그녀는 삶이 아닌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무엇이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하도록 했을까요? 설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그녀를 추모하는 글들과 함께 그녀에게 무수히 달렸던 악플, 가십성 기사를 쏟아냈던 언론, 여성 혐오에 대한 분노와 반성의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리의 죽음에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다는 인식 때문일 것입니다.

설리는 악플을 많이 받는 연예인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살았습니다. 그녀의 평범하지 않음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사회는 그녀의 평범하지 않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다시 ‘평범’과 ‘정상’으로 돌아올 것을 요구했습니다. 언제나 당당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녀는 괜찮은 게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생전의 영상들 중 하나를 보았습니다. 영상에서 그녀는 누운 채로 자신을 향한 댓글들을 읽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묘하게 표정이 변하더니 나중에는 눈가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무심한 표정에서 얼마나 상처를 받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댓글들 하나하나는 그녀의 영혼을 조금씩 파괴하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가끔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살펴보곤 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악의적인 글들을 쓸 수 있을까 싶은 댓글들이 넘쳐납니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인신공격성 말들을 서슴없이 해댑니다. 설리의 죽음에 관한 기사에서 조차 활개를 치는 악플들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회의를 느끼게 합니다. 한 생명의 소멸 앞에서도 자살은 죄라느니, 자살하면 지옥 간다느니 하는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신앙에 의해 자기 인간성을 훼손당한 사람들입니다. 상처의 무게는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에게 더 큰 법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과 글, 무의식중에 짓는 표정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아닌지 좀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신앙의 이름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일을 조심해야 합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영혼에 상처를 줄 권리는 없습니다.

"'별난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는 것보다 순종이라는 오명에 무릎 꿇는 것을 더 두려워하라"(설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토마스 J. 왓슨의 글 중)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참견을 그만두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서로의 삶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자기다움을 찾고 그 삶을 가꿔나가는 일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이 짧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세상이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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