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61225 / 목회칼럼 / 무엇이 기독교적인가?

Author
admin
Date
2016-12-25 12:17
Views
1077
지난 주 한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이랜드 그룹의 외식업 계열사인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생 4만 5천여 명의 임금을 83억 가량 체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임금 체불 외에도 여러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합니다. 자세히 들어가 보면 일하는 사람들을 가혹할 정도로 혹사시키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하고도 인색한 방법들을 사용해 왔음을 보게 됩니다. 이랜드는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표방하고 그 가치를 따라 경영을 한다고 칭송을 들어왔던 기업입니다. 속이지 않고 세금을 납부하고 선교 기부나 십일조를 꼬박꼬박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알려진 후 회사는 비난을 받고 있고, 이랜드 제품 불매 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분명 이랜드가 가진 신앙적인 모범들이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세금을 정직하게 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수입을 선교 기부에 쓰고 십일조를 드리는 일 역시 대단한 신앙적 실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부당하게 착취해서 모은 돈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치열한 내부 경쟁, 성장지상주의, 임금 착취는 기독교 신앙의 모습이 아닐 뿐 아니라 일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입니다. 기독교적 가치를 표방한다는 기업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어떤 부분에서는 모범적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왜 일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불법들을 저지르고 있는 걸까요?

이런 현상은 기독교 신앙의 세계가 제한적일 때 나타납니다.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선교에 기부하고, 교회에 십일조를 내는 일은 신앙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일이 신앙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은 불쌍히 여기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는 무관심한 경우,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은 좋아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물에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 전도하는 일에는 열심이지만 정치, 사회, 경제가 어떻게 하나님 나라와 연결되는 지에는 무지한 경우, 개인적인 죄들에는 관심하지만 보다 더 큰 사회적이고 시스템적인 악에 대해서는 눈 감는 경우들이 그렇습니다. 교회 일 열심히 한다고, 말끝 마다 하나님 얘기한다고 신앙 좋은 게 아닙니다. 신앙은 교회 밖을 넘어서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작동되고, 개인을 넘어서 사회 모든 영역에 미치는 일입니다. 신앙과 생활, 신앙과 사회를 자꾸 연결시켜 넓혀 가지 않으면 이랜드와 같이 우리도 의도와 다르게 하나님께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Total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