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70115 / 목회칼럼 /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Author
admin
Date
2017-01-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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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21년 전에 우리 교회가 세워질 때 씨드 머니(Seed Money)가 되는 헌금을 하신 장로님 가정이 있습니다. 2015년 우리 교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았을 때는 두 분을 모셔서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장로님이 섬기시는 교회 몇몇 분들과 푸짐하게 친교 식사를 준비해서 내려오셨습니다. 작년 창립 주일 때도 모시려고 연락 드렸는데 사정이 있으셔서 못 오시고 대신 친교를 위해서 또 헌금을 보내오셨습니다. 한번 찾아뵈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기가 시작되면 시간을 못 낼 것 같아 지난 주중에 다녀왔습니다. 왕복 4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라 다녀오는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다녀와서는 몸은 피곤했어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과 마주 앉아 밥 먹고 차 마시면서 3시간 동안 제법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두 분 모두 이제 80이 넘은 나이십니다. 1936년에 태어나셨으니 한국전쟁뿐 아니라 일제시대도 겪고 해방도 맞이한 기억이 생생하셨습니다. 장로님은 일본인 학교를 다니셨는데 학교에서는 일본어만 쓰게 했고 한국말을 쓰면 서로 쪽지로 고자질하게 했다는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66년에 미국으로 오셨는데 당시는 한국마켓은커녕 한국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다가 한국사람이 보여서 반가워했는데 알고 보니 쇼윈도에 비친 자기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병원에 인턴으로 와서 영어가 잘 들리지 않아 고생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세월은 훌쩍 흘러 의사생활을 은퇴한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교회에 씨드머니 헌금 하신 이야기도 들려 주셨는데 이제까지 자신이 돈 쓴 것 중에서 가장 잘 쓴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이야기를 들려 드리면 아주 좋아하시고 보람을 느껴 하셨습니다. 작년에 과테말라 선교를 다녀오셨는데 이제는 몸이 불편해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한 번만 더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는 말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습니다. 은퇴 후의 나의 모습은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시간은 빨리 흐르기도 하도 느리게 흐르기도 합니다. 나에게 대학생이던 시절이 있었나 아득하지만 두 분을 뵈면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아 있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대학 다닐 때는 그 시절이 전부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사람들하고 경쟁하고 당장의 성적에 목매고 진로가 결정되지 않으면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여유를 가지고 멀리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 인생은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부와 가난으로, 유명과 무명으로 나뉘는 게 아닙니다. 나이를 잘 먹어서 살면서 경험하고 배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멋진 할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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