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80311/ 오치용 목사/ 미투 운동

Author
admin
Date
2018-03-12 11:03
Views
55

미투 운동

오치용 목사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처음 서지현 검사가 자신이 당한 피해를 텔레비전에 나와 폭로했을 때 저는 금요예배에서 이 폭로가 우리나라에서 아주 역사적인 사건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폭로 이후를 잘 살펴보는 것이 우리 사회에 대한 큰 공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미투 운동은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를 정도로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한국 사회의 민낯이 이 정도였나 싶은 것입니다. 문화예술계, 학계, 종교계, 정치권 할 것 없이 성폭력이 일상화되어 있음을 보게 됐습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 위주로 폭로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또 얼마나 될까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그러면 이전에는 성폭력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늘어났기 때문에 이런 폭로들이 나오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폭력은 이전부터 우리 사회에 존재해왔습니다. 다만 사회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야 폭로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1980년대부터 법적으로도 정비되기 시작하고 교육이 점차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사회 전체의 통념이 조금씩 변화했고 이런 운동이 가능하게 된 사회적 기반이 다져진 것입니다. 이전에는 피해자의 잘못으로 돌리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데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이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들과의 연대와 사회 구성원들의 지지가 가능해졌습니다. 미투 운동은 단순히 성폭력을 고발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 중심적 사고를 무너뜨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우선,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두고 누군가는 8년이나 지난 일을 왜 지금에서야 꺼내는가 물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이 일을 말하는데 8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것이라 답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일에서부터 그들의 치유가 가능해집니다. 둘째, 우리의 부족한 젠더 감수성을 키워야 합니다. 저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이나 웹툰 <며느라기>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무감각하게 성 차별을 행하고 있는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가 심어준 성 불평등의 사고를 걷어내야 하고, 어떤 말과 행동이 성추행과 성희롱에 해당되는지 공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게 해야 합니다. 눈치채신 분들이 있겠지만 우리 교회는 리더쉽을 세우는데 있어서나 예배 순서를 배정하는 일에도 성 평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해 왔습니다. 미투 운동은 모든 인간은 어떤 구별이나 차별 없이 그 자체로 존엄하다는 선언입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거룩한 존재들입니다. 남자와 여자 모두가 똑같이 존중 받는 사회가 되도록 개인적으로, 또 구조적으로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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