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80909/ 오치용 목사/ 식탁 공동체

Author
admin
Date
2018-09-10 19:44
Views
42

식탁 공동체

오치용 목사

지난 주 임원회의에서는 주일친교에 관한 새로운 결정을 하나 내렸습니다. 그동안 학기 중에는 주일 친교를 가능하면 밥으로 준비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밥을 준비하는 일이 부서마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원회의에서는 앞으로 주일친교를 밥과 밥이 아닌 것들로 번갈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두 주에 한 번씩은 밥보다 조금 더 간편하게 준비하고 먹을 수 있는 것들로 친교를 차린다는 뜻입니다. 행사가 있을 때에는 밥을 차리게 되니까 꼭 격주는 아니겠지만 절반 정도의 친교는 밥 아닌 다른 음식들이 준비될 것입니다. 결정을 내리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밥을 더 많이 나누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지만 다른 임원들은 굳이 밥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의견들이 다수였습니다. 오늘 청년부가 준비한 친교가 그 첫 시작입니다.

지난 여름에 한국에 가 있는 동안 어머니는 틈날 때마다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야야! 뱃살 좀 빼라, 목사가 배 나오면 사람들이 뭐라 한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저에게 음식을 먹이셨습니다. 빵과 커피로 가볍게 아침을 하는 저에게 꾸준히 밥과 국으로 아침을 차려주셨습니다. 세 끼 다 먹이고도 뭘 또 먹지 않겠느냐고 틈 나는 대로 물으셨습니다. 제가 좋아한다고 제 철도 아닌 귤을 비롯해서 포도며 옥수수며 사다 놓고 계속 권했습니다. 뱃살 빼라면서 왜 자꾸 먹이는 거냐고 물으면 그저 씨익 웃기만 하셨습니다. 자신도 모순인 걸 알지만 그게 부모 마음인 거지요. 제가 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런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함께 만나서 밥 먹는 게 중요합니다. 교회 친교도 굳이 밥을차려야마음이놓입니다.공부하느라제대로챙겨먹지못하는학생들에게밥한끼 먹이고 싶고, 그래야 한국 사람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밥 보다 밥을 매개로 나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과 위로 같은 것들이 좋았던가 싶습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이 항상 맛있는 건 아니지만 내 영혼 깊숙한 곳을 어루만지는 음식이듯 말입니다.

비록 함께 먹는 음식은 달라져도 그 친교의 의미들은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합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과 나누신 식탁은 그 분의 사역을 정의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당시 사회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경계선이 뚜렷한 사회였습니다. 율법에 의해 죄인으로 규정된 사람들과는 함께 식탁을 마주 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그 경계선을 훌쩍 넘어가 버립니다. 함께 밥 먹을 수 없었던 사람들을 모두 자신의 식탁으로 초대하시는 거지요. 예수님의 식탁 친교는 당시 사회에는 심각한 도전이었지만 예수님의 사회적 비전을 상징적으로 가장 잘 보여줍니다. 사람 사이의 모든 경계와 구분은 그분 앞에서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하나님의 은총 앞에서 모든 사람은 동등합니다. 우리의 친교가 예수님의 식탁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밥 한 끼 때우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의 모든 경계와 구별이 허물어지고 삶을 나누고 하나님의 은총을 나누는 것입니다. 충분한 교감과 위로가 오고 가는 진정한 식탁 공동체가 우리의 친교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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