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190324/ 오치용 목사/ 광야를 지날 때

Author
admin
Date
2019-03-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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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지날 때

오치용 목사

봄 방학 다들 잘 보내셨나요? 타운에 남아 있던 분들도 있고, 여행을 다녀온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든 좋은 쉼의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저는 봄 방학 동안 Tucsan, AZ에서 있었던 5 days Academy of Spiritual Formation에 참여하고 돌아왔습니다. 묵었던 Redemptorist Renewal Center는 사막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다른 데 갈 엄두도 못 내고 그 안에서 예배하고 강의 듣고 묵상하며 5일을 지냈습니다. 자연이 참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시카고의 추위 속에 있다가 마음껏 햇빛을 즐겼습니다. 아침이면 새소리들을 정겹게 들었습니다. 나보다 키가 큰 선인장들 사이로 사막 길도 걸었습니다. 아침이면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오후에는 매일 성찬과 함께, 잠 자리에 들기 전, 하루 세 번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녁에는 언약그룹이 된 분들과 함께 속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밤에는 대침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배당 한 쪽 벽면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The desert will lead you to your heart where I will speak.” 언젠가 성지나 땅끝이 어디 특별한 데가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애리조나 사막이라고 해서 샴페인과 다를 건 없습니다. 하지만 생활을 단조롭게 만드니 자신을 더 잘 들여다 보고 하나님께 귀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살다 보면 광야같은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을 지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낯선 시간이 자신과 하나님을 더 가까이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 줍니다. 저도 일부러 해야 할 일을 좀 미뤄두고 나를 살피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 집중해 보려 했습니다. 함께 광야를 지나는 분들의 이야기와 모습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자신의 아픔과 연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함께 공감하고 치유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고 그 모습 속에서 하나님은 얼마나 다양하게 자신을 드러내시는가 하는 것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고유함과 다양함을 인정하고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강의하시는 분이 사막에 대한 농담을 하셨는데 그 말이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막은 ‘막막’ ‘주막’ 적막’ ‘서막’ 이라는 4막으로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막막한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할 줄을 모릅니다. 그런데 그 사막에서 주막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막막했던 영혼을 적셔 주고 내 아픔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어려운 순간을 견뎌냅니다. 하지만 곧 적막한 시간이 찾아옵니다. 사막의 시간은 쉽게 걷히지 않고 외롭고 쓸쓸한 순간들이 이어집니다. 그런 시간들을 지나 믿음의 눈으로 사막의 시간을 뒤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열어 주시는 인생의 새로운 서막이 보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출애굽기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킨 후 바로 약속의 땅으로 데려 가시지 않습니다. 광야에서 40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시는 겁니다. 광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믿음의 눈을 들어서 하나님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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