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Jesus Love Church Pastor Column

20200202/ 오치용 목사/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Author
admin
Date
2020-02-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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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

오치용 목사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 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 여러 나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2월 1일 현재 중국에서만 감염자가 1만 4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300명이 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5번째 환자가 확인되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도 시카고의 2명을 포함해서 7명이 감염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피해도 크지만 문제는 확산 속도가 아주 빠르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전세계 사람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혐오 바이러스를 낳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중국인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식당이 등장했고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에 50만 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우한에 체류하던 교민들을 수용하게 된 진천과 아산의 일부 시민들은 수용을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을 넘어 아시아인을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유명 음악학교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해 논란이 됐습니다. 반면에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우려는 손길도 곳곳에 보입니다. 정부가 우한 교민 긴급수송을 결정하자 대한항공 노동조합 소속의 직원들은 특별 전세기 승무원들로 자원했습니다. 진천과 아산의 일부 주민들은 우한에서 온 교민들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언제까지, 얼마나 퍼져갈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속히 확산이 멈추고 더 이상의 환자들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 한편으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보다 혐오 바이러스의 확산이 더 두렵게 느껴집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공포 앞에서 사람들은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선을 그어 버립니다.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에 서명한 사람들, 자신들이 사는 곳에 우한에서 온 교민들의 수용을 반대한 사람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 느끼는 공포는 본능적입니다. 하지만 혐오는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던 정서가 공포로 인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대상이 중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었다면, 아시안이 아니라 서양인들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있는 캠퍼스에도 중국 학생들이 많고 우한에서 온 학생들만 150명이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우한에서 왔다는 사실만으로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국인 친구들을 보면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려진 예방법을 따라 대처하면서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다른 누군가를 향한 혐오와 차별, 배제의 모습을 띠지 않는지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몸에 침투하는 바이러스에 의해서 죽기도 하지만 혐오 바이러스에 의해 죽을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혐오와 차별과 배제를 품은 말과 행동은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겨줍니다. 우리에게서 인간다움을 빼앗아가고 사랑을 나누고 섬기는 이웃이 될 기회를 박탈합니다. 몸은 살아남아도 우리의 고귀한 영혼은 파괴될 수 있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이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이 말씀이 얼마나 어려운 요구인지 절감하게 됩니다. 내 몸이 소중하듯이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모두가 안전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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