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Jesus Love Church Our Stories

20180408/ 이한나(샘터)/ 못해 신앙

Author
admin
Date
2018-11-17 17:54
Views
53

못해 신앙

이한나(샘터)

자라오면서 종종 신앙의 연륜을 묻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모태신앙이라 답하면 끄덕이는 고개만 봐도 ‘말 안 해도 넌 신앙이 깊겠구나, 괜찮은 아이겠구나’ 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겪어보지 않아도 검증 받은 아이가 된 듯한 그 느낌은 마치 대단한 부모님을 둔 것 같은 은근한 자부심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교회를 제 집 드나들 듯 했던 유년기와 중고등부 회장을 하며 온갖 일을 도맡아 했던 청소년기, 주일예배를 빠지는 것은 상상조차 못 했던 때를 지나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할 무렵의 저는 완전히 비 신앙인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실험이라도 하듯, 한 번 두 번 주일예배를 빠지던 것이 나중에는 주일은 그저 ‘빨간 날’이 되어버렸고 하나님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모태신앙은 ‘못해 신앙’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무렵의 제가 딱 그 모양이었습니다. 맡은 직분과 예배 반주, 처음 비올라를 잡는 순간부터 했던 오케스트라 봉사나 예배 때문에 여행 한번 편히 못 가는 것도 다 지겨워. 이젠 못해. 말 그대로 ‘못해 신앙’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사이 엄마의 장기이식 후 건강을 되찾기까지 지옥처럼 긴 터널 같았던10년이 지나갔습니다. 유학이나 외국생활은 상상 해 본적도 없고 결혼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습니다. 겉으론 누가 봐도 밝은 사람이었지만 꿈이 없었습니다. 크리스천도 아니고 크리스천이 아닌 것도 아닌 시간을 살면서 하나님은 그냥 우리 부모님의 지인 중 한 분 같은 먼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내 마음은 멀리 멀리 떠난 것 같은데 돌아보면 자꾸 제자리인 것 같았습니다. 이만하면 버릴 만도 한데 주님이 자꾸 붙잡으시는 듯한 느낌이 가끔 들었습니다. 힘 든 날들 중에도 나를 사랑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엄마는 건강을 되찾았고 저는 제가 살면서 만나 본 사람 중 가장 멋진 사람과 결혼도 했습니다. 지나고 나니 힘들었던 많은 순간들까지도 너무나 잘 짜여진 시나리오의 한 부분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요즘 또다시 작은 고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힘들지도 희망이 없지도 않습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 배웠기에 이 순간에도 오히려 기대감이 솟아납니다. 모태신앙이든 ‘못해 신앙’이든 우리 모두를 향한 놀라운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합니다.

Total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