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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2/ 익숙한 교회, 낯선 신앙/ 김우진 (대학부)

Author
admin
Date
2020-02-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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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교회, 낯선 신앙

김우진(대학부)

태어나 보니 우리 집은 독실한 기독교였다. 부모님도 교회에서 만나서 결혼하셨다. 어릴 때 교회에서 참 많이 놀았다. 여름이면 성경학교에서 놀았고 겨울이면 수련회 가서 놀았다. 학교 친구보다 교회 친구가 더 많았다. 교회 사무실에서 공부했고 교회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부모님을 따라 저녁 예배에 자주 갔다. 방언하는 권사님들 사이에 앉아 참 많이도 졸았다. 주여 삼창과 함께 시작되는 뜨거운 기도가 익숙했고 매년 성경암송대회에 나갔다. 초등학교 때는 성가대를 했고 중등부 때는 회장을 했고 대학부에 와서는 목장 리더와 고등부 교사로 사역했다.

다시 말하면, 나는 종교를 선택해본 적이 없다. 기독교와 교회는 그저 당연한 삶의 일부였다. 치킨을 먹은 후 당연히 맥…콜을 마시듯, 주일에 당연히 교회에 갔다. 어릴 때부터 약간의 반골 기질과 쓸데없는 호기심이 많았지만, 교회와 신앙생활은 말 그대로 성역이었다. 무언가 궁금해하고 의문을 갖게 되는 것 자체가 잘 허용이 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자라왔다. 큰 문제는 없었다. 해 오던 대로 그냥 하면 되는 것이 신앙생활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큰 문제없이 무난하게 신앙생활을 해왔다. 무난한 신앙생활?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크게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도 신앙생활을 했다. 그토록 많은 시간을 교회에서 보내면서 참 많이 기도를 했지만, 나는 절대로 이 적당한 범주의 신앙생활을 놓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세운 세상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앙적으로 정말 열심히 기도했다. 스스로 세운 나름의 범위 안에서 적당하고 열심히 신앙생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겪고 싶지 않은 일을 몇 차례 겪게 되었다. 모태신앙으로 자란 나는 기계적으로 이러한 슬픔에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앙이 주는 완벽하면서도 간단한 솔루션을 택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냥 더 힘들고 싶었고 슬픔과 아픔을 이겨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시간이 지난 후, 그동안의 신앙생활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내게 신앙은 give and take였다. 내가 쏟는 기도의 시간, 읽는 성경의 양, 헌신하는 사역의 어려움이 input이라면 그 대가로 내가 원하는 output을 얻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이, 가족이 아플 때는 그들의 건강이 내가 바라는 output이 되었다. 30년을 넘게 교회에 다니면서도 기독교는 내게 그저 고급 취미이자 베게 밑에 숨겨놓는 부적 과도 같은 의미였던 것이다. 내 삶 전부를 주님께 맡기고 나를 버리는 삶의 방식이 나는 여전히 불편하고 마음 한 켠으로는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신앙생활도 내가 일단 잘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저 사람 아무리 신앙생활 잘하면 뭐해, 사는 게 저 꼴인데 하는 생각. 크리스찬으로 살아가면서도 세상 욕심은 다 챙기는 내 모습.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내 신앙의 범주는 조금도 넓어지지 않았다.

저번 학기는 인생 통틀어 교회에서 가장 거리를 두던 시간이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고 어떤 식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다만 이 과정이 변화와 노력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종교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나를 선택하셨을 거란 생각엔 변화가 없다. 조급하거나 비겁하지 않게 신앙생활을 하기를 소망한다. 서른이 넘어 찾아온 신앙의 사춘기가 의미 있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더 많이 고민하고 더 큰 신앙적 성장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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